2025년 새해를 시작하는 특별한 방법
NEXT_OBITUARY 3040 (1995-1975)
"Live with the END in mind."
2024년 9월 29일자 < 뉴욕타임즈 >에 "나는 왜 매년 나의 부고기사를 쓰는가(Why I Write My Own Obituary Every Year)"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이 글을 쓴 작가 켈리 맥마스터(Kelly McMasters)는 어린 시절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12살 때부터 매년 자신의 부고 기사를 썼다고 합니다. 이 글에는 한 해를 그해 마지막에 돌아보았을 때 어땠으면 좋겠는지 상상하며 '부고기사'를 쓰는 한 교사의 이야기를 비롯 다양한 방식의 부고 기사를 자신의 삶에 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건강할 때 직접 써보는 부고 기사는 미래의 죽음에 대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훌륭한 도구가 됩니다.
워렌 버핏은 202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15세 청소년으로부터 삶과 투자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그가 한 조언은 직접 부고기사를 쓴 뒤, 어떻게하면 자신의 부고 기사에 맞추어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현명한 워렌 버핏다운 조언이었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39살이 되던 해 고 구본형(1954-2013)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49세에 바라본 지난 10년 동안의 모습'을 2박 3일동안 적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40대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명확하게 했고, 이는 제 삶과 커리어의 결정의 순간마다 중요한 나침반이 되어주었습니다. '끝'에서 미리 제 삶에서 원하는 방향을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알게 된 것이지요.
40대에는 부고기사를 써보았고, 일부 고객과 부고기사를 쓰는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10년 이상 미국인 심리 상담 교수에게 코칭을 받으면서 삶에서 건강할 때 유언장을 쓰는 것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단지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알리는 것이 유언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것이 언제이든, 죽음 앞에서 내 삶을 돌아보았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의해보는 '유언장'은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때, 저는 생각을 실행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아주 건강한 상태에서 유언장을 작성한 뒤 공증까지 받은 것입니다. 그 유언장의 부록에는 제 부고기사 초안이 실려있습니다. 2024년 초 저는 부고기사를 뜻하는 '오비추어리(Obituary)'라는 제목으로 개인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2024년에는 4개월 동안 트레바리에서 '클럽 오비추어리'라는 북클럽을 운영했고, 클럽 구성원들과 함께 각자의 부고기사를 쓰고 낭독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또한 < 건강할 때 유언장을 쓴 이유 >(2024, 얼룩소)라는 제목으로 전자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2025년 1월. 한 해를 특별하게 시작하며 나의 NEXT!를 더 잘 살아가고 싶은 3040대(1995-1975) 여섯 분과 함께 NEXT!_Obituary 워크샵을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