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2012년이었습니다.
둘이 한달 간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휴가를 가게 되어서 페이스북에 ‘HER Report’라는 계정을 만들고 여행의 기록을 남겼습니다(Hoh와 Eunryoung의 영문 이니셜에서 가져왔습니다).
그 이후 이어진 다양한 여행을 통해 2스타 세프의 주방 구경, 프란시스코 수도회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 투숙기, ‘Farm to Table’의 선구자인 앨리스 워터스와 대화... 먹고 마시고 돌아다니며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될 것들을 잘 정리해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마흔 살 되던 해에 과감하게 퇴사 후 자신의 회사인 THE LAB h를 차린 h와 달리, 저는 잡지사에서 기자로, 편집장으로, 본부장과 부사장으로 일하며 한참 더 직장을 다녔고 드디어 2025년 5월에 퇴사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자 사람들은 뭘 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한 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오래 잡지를 만들었겠어요.^^ 저는 산만하고 싫증도 잘 내는 편입니다. 책과 음악과 영화, 건축과 디자인과 패션, 음식과 술과 여행, 비즈니스 트렌드와 돈 벌기... 그야말로 세상 온갖 일이 다 궁금하고 다 재미있기 때문에 잡지 기자는, 말하자면 저의 천직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HER Report’를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몸을 담고 일하거나, 자기 사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결국 모두 독립적으로 일하게 된 세상, 일과 삶의 가능성을 10퍼센트 넓혀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워크숍을 기획하는 콘텐츠 레이블이라 부를 수 있겠네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잡지를 만들다가 이제 혼자서 새로운 ‘잡지’를 만드는 셈이지요. HER Report의 여러가지 프로그램과 소식은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herreport_er) 통해 소개합니다.
by ER
